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서사시로, 혁명의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삶과 사랑, 예술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러시아 혁명과 내전이라는 극적인 역사적 배경 속에서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삶을 따라가며, 개인과 사회의 충돌, 자유와 억압의 갈등을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이 소설은 출간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금지되었고, 1957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1958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련 당국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그는 이를 거부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 지바고>는 오늘날까지도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개인의 인간성과 자유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1. 작품 배경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러시아 제국이 격동의 시기를 맞이하던 20세기 초입니다. 러시아는 1905년 혁명을 시작으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을 거치며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겪게 됩니다.
1917년 2월 혁명을 통해 황제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하고 임시정부가 들어섰으나, 같은 해 10월 볼셰비키 혁명이 발생하면서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이후 공산주의 체제가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기존의 귀족, 부르주아 계층은 몰락하고, 사유재산이 몰수되며 사회 전체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혁명 이후 소비에트 정부는 문학과 예술을 엄격하게 검열하고 통제했습니다. 정부의 이념과 맞지 않는 작품은 출판이 금지되었으며, 작가들은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부합하는 작품을 써야만 했습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본래 시인으로서 활동했으며, 초기에는 소비에트 정부의 정책과 충돌 없이 문학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점 당국의 검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 닥터 지바고 >를 통해 혁명이 초래한 인간성의 위기를 묘사하며 당시 정부의 이념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됩니다.
2. 줄거리
소설의 주인공 유리 지바고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친척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그는 지적인 감수성이 뛰어나고 시적인 재능을 가진 인물로, 의사가 되면서도 문학과 예술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리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목격합니다. 그는 부상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여성, 라라를 만나게 됩니다. 라라는 부패한 권력자인 코마로프스키와 연관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녀 역시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강인한 여성입니다.
볼셰비키 정권이 자리 잡으면서 유리는 강제로 붉은 군대에 징집됩니다. 그는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전쟁과 굶주림 속에서 고난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결국 그는 모스크바로 돌아오지만, 혁명 이후의 사회에서 그는 철저히 소외된 존재가 됩니다. 극심한 빈곤과 피로 속에서 유리는 결국 길거리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의 죽음은 혁명의 격변 속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3. 평가
<닥터 지바고>는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니라, 혁명과 전쟁 속에서도 인간성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탐구한 작품입니다. 특히 주인공 유리 지바고는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과 사랑을 지키려 하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에 의해 자기의 의지와는 다르게 희생당하는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 작품은 소련 정부에 의해 반혁명적인 작품으로 간주되었으며, 출간 직후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이 작품을 개인의 자유와 인간성을 옹호하는 문학적 걸작으로 평가했으며, 195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닥터 지바고>는 출간 이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1965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영화는 러시아 혁명의 참혹함과 유리와 라라의 비극적인 사랑을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현재까지도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혁명의 혼란 속에서 한 개인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사랑, 인간성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주인공 유리 지바고가 겪는 삶의 여정은, 거대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문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자유와 예술의 가치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출간 당시의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걸작으로 남아 있습니다.